브랜드의 짝, 슬로건

 ‘짝’이란 ‘둘 또는 그 이상이 서로 어울려 한 벌이나 한 쌍을 이루는 것’ 또는 ‘그중의 하나’라는 뜻입니다. 

서로 짝을 이루는 것들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바늘 가는데 실 간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는 바느질을 하기위해서는 ‘바늘’이나 ‘실’ 어느 한쪽만 있어서는 안 되며 바늘과 실이 꼭 함께 해야 하는 것처럼 반드시 짝을 이루어야 하는 밀접한 관계를 말합니다. 

동반상승효과(Synergy)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요. 동반상승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할 때 발생됩니다. 세상의 많은 것이 의외로 짝을 이룰 때 비로소 가치가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브랜드에도 짝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브랜드의 짝은 바로 ‘슬로건(Sloga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브랜드는 고유 명사로 자체의 언어적인 뜻이 없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슬로건으로 브랜드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 사상, 정보,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브랜드의 슬로건은 브랜드를 설명해주고, 구체화 해주며, 나아가 브랜드를 빛나게 해줍니다. 

지난 칼럼에서 좋은 브랜드 네이밍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브랜드를 빛나게 해주는 짝인 슬로건들을 살펴보며 ‘좋은 슬로건의 요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①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바른먹거리, 풀무원” 

풀무원은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을 위해 “바른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드는 기업”을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 사명을 설명하기 위해 “바른먹거리”라는 슬로건을 사용했습니다. 

 이로써 “바른먹거리, 풀무원”이라는 간단한 문장만으로도 풀무원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만약 바른먹거리라는 슬로건이 없었다면 풀무원이 어떤 브랜드인지 쉽게 알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② 슬로건을 통해 기업을 연상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LG는 Life’s Good 이라는 슬로건으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설명하기도 하지만 Life’s Good 의 앞글자로 LG라는 기업을 연상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③ 좋은 암시를 줍니다. 

 에버랜드는 “꿈과 환상의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친구나 가족, 연인 등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꿈꿔오던 환상적인 시간을 만들고 싶은 고객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는 좋은 암시를 주고 있습니다. 

④ 리듬감이 있어서 말하기도, 듣기도 좋아야 합니다. 

 SK는 “OK! SK!”라는 슬로건을 사용하여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SK는 지속하여 노력하겠다는 고객중심 경영의 의미를 담으면서 ‘K’로 라임을 맞춰 리듬감 있으면서도 듣기도 좋고 말하기도 좋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구조는 쉽게 기억되고, 제품의 사용 상황 등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⑤ 기업이 줄 수 있는 혜택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월마트는(Walmart) "저렴한 가격, 더 나은 삶" (Save Money. Live Better.) 이라는 슬로건으로 월마트가 제공하는 비용 절감 혜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자(Visa)카드도 “당신이 원하는 모든 곳에서”(Everywhere you want to be)라는 슬로건으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⑥ 기업의 의지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애플은 “다르게 생각합니다.”(Think different)라는 슬로건으로 품질 차별화를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슬로건에 맞게 애플은 저가 전략을 쓰는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독특한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고품질 전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고객들에게도 ‘다르다’라는 공감을 불러일으켜 강한 충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⑦ 공감을 불러와야 합니다. 

 L'Oréal 은 “당신은 소중 하니까“(Because You're Worth It)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들의 자기애와 자존감에 공감을 일으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소비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⑧ 브랜드 제품의 특성을 표현해야 합니다.

 써브웨이(Subway)는 패스트푸드가 정크 푸드(junk food)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Eat Fresh" 라는 슬로건으로 신선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음식이라는 제품의 특성을 잘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음료 게토레이도 “물 보다 흡수가 빠르다” 는 슬로건으로 전해질을 보충하여 물보다 흡수가 빠른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⑨ 참신하고 독창적이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슬로건은 직접적인 혜택이나 특성을 설명하는 문장이나 구 형태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제품이 줄 수 있는 근본적인 혜택(예;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행복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거나 재치 있는 표현으로 브랜드의 참신성과 독창성을 강조하기도합니다. 

. 레드불(Red Bull) "Red Bull Gives You Wings“ 

. 코카콜라 “Open happiness” 

. 맥도날드 “I’m lovin’ it” 

⑩ 브랜드의 철학,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파리올림픽이 한창입니다. 과연 스포츠 정신이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만 대표적으로 ‘도전’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도전’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불가능’을 넘기 위해서입니다. 

아디다스는 "Impossible is nothing(불가능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스포츠관련 브랜드로서의 철학과 메시지를 잘 표현했습니다.  

 경쟁사인 나이키(Nike)의 "Just Do It."도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라' 라는 의미로 행동하고 도전의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